제주 미술 교사들이 함께 만들어 온 연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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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미술 교사 특집】
제주엔 미술쌤덜이 어떵 살암수꽈?
제주 미술 교사 특집 첫 번째 이야기,
'제주중등미술교육연구회'
| 인터뷰 진행 김효희(대안여자중학교 교사)
| 사진 김형국
| 에디터 이진화
제주에는 서로의 수업을 함께 고민하며 미술 교육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미술 교사들이 있다.
‘제주중등미술교육연구회’는 소외된 교과라는 현실 속에서도 더 나은 미술 수업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잇고 성장해 온 공동체다. 학교마다 한두 명뿐인 미술 교사들이 연대하기
시작하면서 이 연구회는 단순한 교사 모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더 나은 미술 교육을
고민하고 미술 수업을 지역 사회와 연결하는 과정 속에서, 연구회는 제주만의 미술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제주중등미술교육연구회 회장 이용훈 선생님, 전임 회장 오건일 선생님,
전임 총무 김민경 선생님을 만나, 제주에서 미술 교사들이 연대하며 성장해 온 여정을 들어 보았다.
소외된 교과에서
함께 배우는 공동체로

오건일 제가 처음 연구회 활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학교마다 미술 교사가 한두 명 정도밖에 없어서 서로 소통하거나 전문성을 키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미술 교과가 다소 소외 교과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예전에 ‘일미이체’라는 말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가장 수업하기 쉬운 과목이 미술이고, 두 번째가 체육이라는 뜻인데, 그런 인식 자체가 미술 교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죠. 그래서 그런 고정 관념을 깨려면 결국 우리가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회를 통해 서로 교류하면서 자료를 공유하고, 수행 평가 자료도 함께 나누고, 전시도 열면서 조금씩 힘을 모아 갔죠. 어떻게 보면 일종의 콤플렉스였을 수도 있는데, 미술 교사들도 충분히 전문적이고 역량 있는 사람들임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이용훈 연구회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198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 왔는데, 아마 연구회 활동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건 2017년 애월고등학교 청솔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처음 열린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연구회 분위기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김효희 2025년 자료를 보니까 소속 학교 수가 65개교, 회원 수가 105명이라고 되어 있어서 굉장히 놀랐어요. 규모만 보면 제주 지역 전체 학교가 거의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 네트워크가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교육청 차원의 제도적, 행정적 지원도 일정 정도의 역할을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건일 아마 휴직 교사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정규 교사 수는 90명보다 조금 적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교육청 지원 부분은 예전과 달라진 점이 분명 있어요. 가장 큰 변화는 교육청 안에 예술 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장학사가 생겨서 여러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점이에요.
사실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에도 계기가 있었어요. 제가 도교육청 예산 컨설팅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전체 예산을 보니까 타 과목에 비해 미술 분야 지원은 정말 작은 수준이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의견을 내기 시작했고, 그과정에서 미술실 현대화 사업이나 연구회 지원 사업 같은 것들을 조금씩 해 나갈 수 있었죠.
제주 지역은 미술 교사 수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연구회만의 힘으로 행사를 운영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연구회가 거의 모든 걸 직접 운영했다면, 지금은 교육청이 주최·주관 역할을 함께 맡아 주면서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습니다. 특히 안전 문제 같은 부분이 아주 중요해요. 행사 규모가 크다 보니 식중독이나 안전사고 같은 것들도 늘 신경 써야 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교육청이 함께 담당해 주니까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죠.
김효희 제주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미술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연구회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는데요, 선생님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민경 신규 교사로 학교에 갔을 때 거의 혼자 수업을 운영하다 보니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미술 수업 관련 자료나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눌 동료를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선배 선생님들과 ‘빛재미’라는 소모임에 참여하게 됐어요. 주말마다 만나 수업 연구도 하고, 선생님들끼리 사적으로도 자주 어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밀감과 신뢰가 쌓였죠. 그렇게 관계가 깊어지니, 큰 행사가 있을 때도 “같이 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더라고요. 결국 자주 만나고 시간을 함께 보내며 생기는 끈끈함이 연구회를 이어 가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소모임 ‘빛재미’는 김민경 선생님에게 신규 교사 시절을 비춰 준 ‘빛’과도 같은 공동체였다.
또 선생님들이 주기적으로 만나서 새로운 재료와 표현 기법을 연구하고, 실제 수업에 적용해 보는 활동들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상황 때문에 그런 활동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다시 선생님들이 편하게 소통하고 수업 연구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페스티벌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선생님들 사이에 관계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 서로 편하게 이야기하고 연결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연구회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더 좋은 수업을 만들고 싶다.’, ‘함께 성장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패널 벽화 작업 중인 학생들

4·3 7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바람개비(사진 제공 제주4·3 평화 재단)
김효희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보면, 연구회에서 박물관 탐방이나 야외 스케치 같은 활동들도 잘 이루어질 것 같은데요, 이런 활동들이 실제 학교 현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도 궁금해요.
김민경 작년에 본태박물관에 갔었는데, 거기에 할머니 집에 있을 법한 오래된 베개들을 층층이 쌓아 놓은 작품이 있었어요. 그걸 보면서 선생님들끼리 “진짜 예전에 집에 있던 베개 같은데, 이렇게 모아 놓으니까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걸 수업으로 어떻게 연결해 볼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로 이어졌어요. 그 아이디어가 실제 수업으로 이어져서, 학생들이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소망의 베개’를 디자인하는 활동을 하게 됐고, 그 작품들을 이번 페스티벌에 전시하기도 했어요.
이용훈 사실 미술 선생님들끼리 단체로 전시를 보러 가는 경우가 흔한 일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함께 전시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업 이야기가 이어져요. 예전에 추사 김정희 미술관에 갔을 때도 선배 선생님들이 한국화 수업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저는 평소 한국화 수업 경험이 많지 않아서 실제 수업에서 어려운 부분들을 물어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전시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겨나는 거죠.
오건일 그동안 연구회에서 제주 미술 교사 힐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술 교사 야외 스케치’도 운영해 왔어요. 단순한 스케치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체험 학습과 연계할 수 있도록 활동지를 모은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죠.
‘미술 교사 야외 스케치’는 여러 의미를 갖고 있어요. 미술 교사들 사이의 소통과 화합을 이어 주는 자리이자, 이런 활동들을 실제 체험 학습과 연결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활동은 교사이기 이전에 ‘미술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미술 교사들이 학교 안에서 행정이나 생활 지도 같은 업무에 치이다 보면 스스로 창작 활동을 지속하기 쉽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술 교사가 단순히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미술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술 교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미술 활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경험들이 결국 교사 개인의 자존감과도 연결되니까요.

‘미술 교사 야외 스케치’ 활동은 교사이기 이전에 ‘미술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
연결과 성장의 플랫폼
김효희 지역 연계 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 제주야말로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정말 풍부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지역성이 연구회 활동이나 선생님들의 수업 안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는 것 같고요. 이제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 이야기를 좀 여쭤 보고 싶은데요. 앞서 2017년에 처음 시작하게 됐다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처음 이 페스티벌을 만들게 된 계기나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이용훈 처음에는 애월고에 미술 특수목적과가 개설되면서 “미술 교사들이 함께 뭉쳐 보자.”는 취지로 시작됐어요. 페스티벌을 통해 제주 미술 교사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다양한 연구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던 거죠.
당시에는 애월고에서 아주 큰 규모로 진행됐고, 거의 모든 미술 선생님들이 다 같이 참여해서 행사를 운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는 행사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예산도 커졌고, 자연스럽게 교육청과 함께 운영하는 형태로 이어지게 됐어요. 처음에는 애월고 미술 특수목적과 개설을 기념하는 성격이 강했는데, 이후 점점 규모가 커지고 발전하게 된 거죠.
오건일 학교 안에서 미술 교사, 미술 수업에 대한 존재감이 약해지면서 “미술 교육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행사는 일종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같은 의미에서 시작된 부분도 있습니다. 당시 도교육청 예산 관련 컨설팅에 참여하여 확보하게 된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과 ‘미술실 현대화 사업’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주의 미술 교사들이 세대 교체 시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제주 지역은 한동안 미술 교사 임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원로 교사들과 신규 교사들 사이의 간극이 굉장히 컸어요. 그래서 선배 교사들의 노하우를 신규 교사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연수와 소통의 장으로 이 행사를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진 미술 수업 결과물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하고, 교수·학습 과정안까지 함께 책자로 제작해서 공유하려고 했어요.
선후배 교사들이 서로 만나고 연결되면서 동료가 되고,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효희 작년이죠. 2025년 페스티벌 주제가 ‘미술랭스타’였잖아요. 주제명을 공모로 정하셨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컬러나 포스터 디자인, 프로그램 구성까지 전체적인 완성도를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셨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페스티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고민과 노력을 이어 오고 계신지, 또 작년 ‘미술랭스타’ 페스티벌은 어떤 방향으로 기획하셨는지 함께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민경 작년에는 전시에 좀 더 집중해 보자는 취지에서 체험 부스를 과감하게 줄였어요. 이전에는 체험 활동 위주로 관람객들이 몰리다 보니, 정작 전시는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마침 선생님들과 서울로 미술관 탐방을 갔을 때 QR 코드 기반 도슨트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는데, 그 방식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이걸 우리도 한번 해 보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죠. 사실 이전에도 도슨트 프로그램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잘 정착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작년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됐어요.
주제 역시 고민이 많았어요. 당시 《흑백요리사》가 큰 화제가 되고 있었는데, 그 흐름처럼 미술도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대중에게 다가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선생님들 공모를 통해 ‘미술랭스타’라는 슬로건을 정하게 됐습니다. 제주 곳곳의 ‘맛집’을 찾아다니듯, 관람객들이 전시 안에서 자신만의 ‘맛집 작품’을 발견해 보자는 의미였죠.

이용훈 ‘미슐랭’이라는 이미지에서 착안하다 보니 메인 컬러도 붉은색으로 잡고, 포스터 역시 식탁보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했어요. 포스터 작업은 기획팀장인 중앙중학교 김혜원 선생님이 거의 도맡아 하셨는데, 콘셉트를 열 번 넘게 수정할 정도로 정말 많이 고민하셨어요.
관람객들이 맛집을 찾아다니듯 전시를 둘러보는 장면을 떠올리며 전체 구성을 잡았어요. 행사는 기획팀, 전시팀, 대회팀, 학술팀으로 나누어 운영됐는데, 각 팀이 정말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의견을 조율했어요.

2025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 공식 포스터
김효희 ‘미슐페스티벌의 실제 운영진은 많지 않은데도 매년 700~8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잖아요. 참여 학생 모집이나 기획,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요?
이용훈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거예요. 도내 모든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1학기 수행 평가 우수작을 선별해서 전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면 학생들도 별도의 작품을 새로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적고, 선생님들도 기존 수업 안에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죠. 그리고 그런 과정 자체가 자연스럽게 미술 교사들의 수업 연구로도 이어집니다. 전시를 보면서 “이 학교는 이런 수행 평가를 하는구나.” 하고 자극을 받게 되거든요. 궁금하면 해당 학교 선생님께 직접 연락해서 수업 방식을 물어보기도 하죠.
김효희 저는 이 페스티벌이 정말 특별하다고 느껴졌던 게, 연구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가장 중심에는 학생들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700~800명 규모의 학생 중심 전시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례가 다른 지역에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 축제가 제주 미술 교육 안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용훈 저도 그 부분이 굉장히 뜻깊게 느껴져요. 한 학년에 한 반밖에 없는 소규모 학교도 있고, 반이 열 개가 넘는 대규모 학교도 있잖아요. 그런데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도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걸 보면서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학생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보면, 제주 곳곳의 학생들이 미술에 얼마나 큰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실감할 수 있어요.
김민경 저는 서귀포 지역에 있다 보니 학생들이 다른 학교 전시를 직접 접할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이 굉장히 큰 자극을 받았다고 이야기해요. “서귀포에서는 내가 제일 잘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페스티벌에 와 보니까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놀랐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요. 그런 경험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큰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애월고 미술 특수목적과에 관심 있는 학생들도 많은데, 막상 정보를 얻을 곳은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페스티벌 현장에서 애월고 학생들에게 직접 입학 준비 방법이나 학교 분위기를 물어보는 모습들도 자주 보여요. 그런 자연스러운 소통 안에서 아이들이 새로운 기회와 정보를 얻어 갈 수 있어요. 그리고 서귀포에서 학부모님들이 직접 오셔서 작품 사진을 찍고 전시를 둘러보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뿌듯합니다.
2025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 현장 모습


미술 교사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
김효희 세 분 말씀을 쭉 듣다 보니까, 결국 연구회가 걸어온 시간 자체가 “이렇게도 해 볼까, 저렇게도 해 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해 온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좋은 수업을 만들고 싶고, 더 배우고 싶고, 더 성장하고 싶었던 마음들이 연구회 안에 그대로 녹아 있는 것 같고요. 안 될 것 같아도 일단 시도해 보고,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해 보고, 그러면서 선생님들 사이의 끈끈한 연대가 만들어지고, 또 그 중심에는 결국 학생들의 성장이 있다는 점에서 제주중등미술교육연구회가 이번 《더 레이어》 2호의 주제인 ‘Why not?’과 정말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역시 경기도에서 연구회 활동을 해 왔지만, 그저 고민만으로 그쳤던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오늘 ‘제주중등미술교육연구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굉장히 이상적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많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또 정말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고요.
마지막으로,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예술적 실천과 미술 교육을 이어 가고 있는 전국의 미술 선생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민경 학교 안에서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동료 선생님들에게 고민을 꺼내 놓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답이 생기더라고요. 또 다양한 활동과 모임에 참여하다 보면 그 과정 자체가 자연스럽게 성장의 기회로 이어진다는 것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미술 교사라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데요. (웃음) 그래도 전국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계신 모든 미술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용훈 미술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더 재밌고’, ‘더 좋고’, ‘더 새로운’ 수업을 하고 싶어 하는 DNA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미술 교사들끼리 모이면 결국 “요즘 어떤 수업 해?”, “그 수업은 어떻게 하는 거야?” 같은 이야기들을 하게 됩니다. 그런 대화들 속에서 서로 자극을 받고, 자기 수업도 더 발전시키게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연구회나 연계 활동, 모임 같은 자리에서 동료 미술 선생님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국에서 미술 교육 발전을 위해 애쓰고 계신 선생님들, 정말 모두 응원합니다. 항상 파이팅입니다.

오건일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정체될 수밖에 없고, 정체는 곧 쇠퇴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중앙과는 거리가 먼 제주라는 지역 안에서도 미술 교사로서 어떻게든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많은 미술 교사들 역시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더 나은 미술 교육을 만들어 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노력들을 서로 연결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제주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우리나라 미술 교육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 가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미술 교육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술 수업은 결국 ‘아름다움’을 가르치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술 수업에는 늘 설렘과 행복이 함께 존재한다고 믿고요. 미술 교사로서의 소명과 정체성을 잊지 않는다면, 미술 교과 역시 결코 소외된 교과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의 모든 미술 선생님들께서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오래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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