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RAIT

사람들 이야기

미술 교사와 학생, 예술가 등 미술 교사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완결되지 않는 서사, 그 시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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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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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김석진

경남 통영고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김석진 작가의 사진 에세이.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해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사진의 시선으로 담았다.

설렘, 두려움, 혼란, 긴장 ……

학교에서의 ‘시작’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평범한 일상의 미세한 틈 사이로 언뜻언뜻 드러내 보이는 

아이들의 비일상적 서사에서 학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 글·사진  김석진(통영고등학교 교사)     

 | 에디터  이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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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김석진




‘시작’이라는 이름의 혼란을 나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켜보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은 여전히 낯설고 복잡하다.

공통점 없는 개인들이 

‘학생’이라는 동일한 호칭 아래 군집을 이루고,

그 집합 속에서 하나의 사회가 실험되듯 작동한다.

매년 반복되는 장면들 속에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변주가 언제나 예측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사회화의 서사는 익숙한 듯 보이지만,

그 전개 방식은 매번 다르게 쓰인다.

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가진 이는 드물다.

대부분은 시행착오와 모색을 통해

자신만의 의미를 더듬어 갈 뿐이다.

비 오는 날, 첫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의 미묘한 습기.

복도에 감도는 차가운 공기가 초여름의 풋더위로 이행될 무렵,

마침내 

익숙함이라는 감각이 스며든다.

그 순간,

‘이만하면 버텨 낼 수 있겠다’라는 안도감이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그러나 그 감정이 결코 완결된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익숙함은 때로 생존의 또 다른 형태일 뿐,

문제의 본질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수백, 수천 명의 학생들이 거쳐 간 이후에도

이 서사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 시나리오의 첫 페이지는,

올해도 여전히 자동으로 기술되고 있다.

                                                                        -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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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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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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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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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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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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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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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김석진




작가 김석진은...


경남 통영고등학교에서 역사 교사로 재직 중이다. 교육 현장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하는 일이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는다.

2012년 온빛사진상, 2020년 일우사진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첫 개인전 《지속되는 과도기》(류가헌)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사진과 교육의 경계를 탐색하는 작업을 이어 가며 사진집 《삼선쓰레빠 블루스》(눈빛), 《입시의 연대기》(류가헌)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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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트롱이님의 댓글

트롱이
작성일 25. 07. 10 08:37

사진의 시선이 정말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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