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간을 바꾸고 공간은 우리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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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실 공간 재구조화
누원고등학교의 미술실 이야기
| 글 조선영(누원고등학교 교사)
| 사진 김형국
| 에디터 황유진
안녕하세요. 저는 누원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조선영입니다. 오늘 저는 우리 학교의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미술 선생님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공간은 단연 미술실이 아닐까요? 미술실이 단순히 그림이나 기교를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창의력을 펼치고 사색하며 소통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선생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과 용기를 드리고자, 제가 경험했던 내용들을 상세하게 풀어내 보려 합니다.

【PART 1】
우리는 왜 미술실을 바꾸기로 했을까?
누원고등학교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의 시작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첫 수업을 하러 미술실에 갔을 때, 제 눈앞에는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어요. 교실이 학생들로 가득 차 책상과 의자가 부족했고, 몇몇 학생들은 자리를 찾지 못해 서 있기까지 했습니다. 미술실이 그 수업 과목을 신청한 학생들을 다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순간 ‘시간표가 잘못된 걸까?’ 싶었어요. 알고 보니 시간표를 짤 때 미술실의 수용 가능 인원을 잘못 파악했던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금방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미 시간표가 확정된 상태에서 수업 공간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누원고등학교는 다양한 일반 및 진로 선택 과목이 운영되고 있어 이미 거의 모든 교실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죠.
어쩔 수 없이 공간은 그대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학교에서 책걸상을 더 놓아 주기는 했지만, 그것마저도 타 교과 교실에서 폐기하려던 것을 재활용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자신만의 충분한 창작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기존 미술실 환경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수업 환경에 타협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런 제 모습을 지켜보던 행정실 실장님께서 ‘2023 학교 공간 재구조화-꿈담 교실 사업’에 대해 알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알려 주셨던 시점이 해당 사업 서류 마감 불과 1시간 전. 망설일 겨를도 없이 행정실 실장님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계획서를 작성했어요.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볶듯이요.
급하게 서류를 제출하고 학교를 나서는 순간, 갑자기 현실 감각이 돌아왔습니다. 엄청난 규모와 예산이 들어가는 이 일을 나는 도대체 뭘 믿고 저질러 버린 것일까. (웃음) 불행인지 다행인지 서울 전체 초·중·고를 통틀어 단 10개교만 선정되는 사업에 누원고등학교가 선정이 되었고, 그렇게 우리 학교의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PART 2】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의 여정
- 3월 사업 설명회 및 사업 신청
- 4월 대상 학교 선정 및 예산 재배정
- 5~6월 설계 계약 및 현황 분석 / 워크숍 및 사용자 참여 설계 / 설계안 확정 및 공사 발주
- 7~10월 공사 계약 및 공사 시행
- 12월 사후 모니터링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꿈담 건축가를 선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꿈담 교실 사업의 건축사무소 리스트에는 수백 곳이 있었습니다. 여러 사무소의 포트폴리오를 일일이 살펴보면서 저의 아이디어를 가장 잘 구현해 줄 곳을 찾았습니다. 미술실 재구조화 사업 경험을 가진 건축사무소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미술관이나 갤러리 리모델링 경험이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저는 미술실을 창작과 전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예술적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전시 레일이나 벽면 구성 등 전시 공간에 대한 감각과 이해가 있는 업체를 선정해야 했어요.
업체를 선정한 후에는 꿈담 교실 사업의 체계적인 지침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했습니다. 이 사업에는 명확한 실행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용자 참여 디자인’이라는 핵심 원칙을 중심으로, 학교 구성원, 학부모·학생, 꿈담 건축가의 세 주체가 서로 소통하며 공간을 하나하나 설계해 나갔습니다.
여러 차례의 TF팀 설계 회의가 있었고,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디자인 워크숍, 디자인 협의회도 함께 이루어졌어요.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의 참여를 유도했고, 미술 동아리 학생들을 중심으로 아이디어 스케치와 설문도 활발히 진행했습니다. 구성원들의 표현 방식은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미술실이 단순한 교실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미술 교사의 실질적인 필요를 덧붙여 가며 설계의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료 미술 선생님과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학교에 꼭 필요한 미술실의 모습에 대해 동료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방향을 조율해 나갔지요.
공간 재구조화 과정에서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원칙은 바로 ‘미술실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였습니다.
기존의 미술실 환경을 다시 진단하며, 공간 배치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요소들을 하나씩 점검해 나갔습니다.
공간 재구조화 전 꼭 고려해야 할 체크 포인트
미술실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학생 개개인에게 충분히 제공되는 창작 공간
- 다양한 미술 도구를 수납하고 학생 작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
- 평면 작업은 물론 입체 작업까지 가능한 융통성 있는 수업 공간
- 다양한 활동에도 견디는 튼튼한 책상
- 동시에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넉넉한 개수대
-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

【PART 3】
달라진 누원고등학교의 미술실 톺아보기
① 복도 전시장
미술실 복도는 공간에 대한 첫인상을 형성하는 곳인 만큼 가장 고민이 많았고 공도 많이 들인 곳이에요. 길게 비어 있던 벽면을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복도가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예술의 세계로 들어서는 입구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했습니다.
미술실 밖 복도에는 철판 보드를 설치해 학생들이 미술 시간에 창작한 작품을 전시했어요. 학생들은 이곳에서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미술실 안쪽 복도의 벽면에는 레일을 설치해 동서양의 명화를 전시했습니다. 명화는 실제 미술관처럼 하얀 벽면 공간에 여유 있게 배치했습니다. 아이들이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와 같은 공간감을 느끼며 몰입감 있게 작품을 감상하게 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미술 감상과 비평’ 시간에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을 전시해 둔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미술 비평가처럼 작품을 바라보고 열심히 의견을 나누더라고요. 제법 심각하고 진지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③ 디지털 아카이빙 존

디지털 아카이빙 존에서 사용하는 장비

(왼쪽 위부터)
1 스트로보 플래시 세트
대표적인 카메라 외장 플래시로 주로 소프트 박스와 하나의 세트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플래시에 소프트 박스를 조합하면 넓고 부드러운 광원을 유지할 수 있다.
조명을 구매할 때 카메라와 조명 장치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무선 동조기’도 함께 구매하면 좋다.
무선 동조기를 카메라에 장착하면 사진 촬영 시 플래시가 자동으로 터진다.
2 촬영용 철제 이젤
[평면 작품 촬영용] 주로 캔버스에 그린 작품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다. 일반 이젤과 달리 높낮이 조절이 편리하고 휴대가 간편하여 교내 작품 전시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3 스튜디오 배경지&스탠드
스튜디오용 배경지와 스탠드(거치대)를 구비하여 배경을 깔끔하게 정돈할 수 있다.
스탠드만 구매하여 전지를 걸어 놓아도 좋다.
4 스튜디오 제도&디자인 보드
[평면 작품 촬영용] 도화지에 그린 회화 작품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다.
집게로 그림을 고정하고, 후면의 장치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다각도로 작품을 촬영할 수 있다.
5 촬영용 회전 테이블
[입체 작품 촬영용] USB 선을 연결하면 테이블이 자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입체 작품을 360°로 촬영하기에 편리하다.
④ 수업 및 자율 창작 공간
미술실의 중심 공간으로, 수업과 자율 창작 활동이 모두 이루어지는 장소입니다. 이전에는 가벽으로 나뉘어 있던 두 개의 교실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넓은 공간이 생겼습니다. 개수대도 하나의 공간으로 모았습니다. 책상 간격이 넓어져 공간 활용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공간이 넓어지니 수업 공간뿐 아니라 휴식 공간도 함께 조성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구안한 것이 바로 공간을 색채로 ‘조닝(Zoning)’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색 영역은 수업 공간, 남색은 휴식 및 자율 창작 공간으로 구분하여 공간에 목적성과 분위기를 부여했습니다.
공간 전면에 칠판처럼 보이는 구조물은 자석이 붙는 백페인티드 글라스 소재로 제작된 것입니다. 즉각적인 작품 전시에 유용하지요. 또 공간에 스탠드형 스마트 TV를 설치하여 고화질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게 했죠. 콜더의 모빌, 알바 알토의 스툴, 아르떼미데 조명 등 디자인적 감각이 살아 있는 소품들도 공간 곳곳에 배치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미적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색 - 휴식 및 자율 창작 공간
좁은 공간에 명도가 낮은 색을 써서 주목성을 높였고, 배치된
오브제들은 서로 대비되는 높은 명도의 색을 활용해 시인성을 높임.
회색 - 수업 공간
밝은 회색을 사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시각적으로
공간이 확장되는 효과를 줌. 무채색의 벽면은 학생들의
다채로운 작품이 더욱 돋보이도록 함.



⑤ 표현 재료 및 매체 보관 공간
기존에는 수업 공간 뒤편에 별도의 수업 준비실이 있었어요. 이 공간의 문을 없애고 벽 전체를 수납장으로 리모델링했습니다. 맞춤 제작을 통해 수납함의 깊이나
폭까지 꼼꼼히 설계해서 실용성과 디자인적인 면 모두를 충족하게 했어요. 리모델링 후에는 수업 중 필요한 재료를 즉시 꺼낼 수 있어서 공간 효율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수납 공간도 크게 늘어나서 정말 만족하며 활용하고 있어요.
★미술실 활용 꿀팁★
Q 미술실 책상이 오염되거나 파손되면 어떻게 하나요?
A 책상 위에 투명한 고무판을 깔아 두면 교체가 쉬워요. 고무판과 함께한다면 그 어떤 커터칼과 아크릴 물감도 두렵지 않습니다. 깨알 팁으로는, 고무판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축하는 특성이 있어 처음에 깔 때에는 책상의 크기보다 좀 더 크게 두시는 게 좋습니다!
Q 미술실 책상은 어떤 재질이 좋나요?
A 1인 학생 기준, 8절 도화지 및 미술 재료를 올려놓을 수 있는 넉넉한 크기와 철제 다리로 된 책상을 추천합니다.
고리형 자석을 다리 부분에 부착한 뒤 빗자루와 같은 소도구를 걸어 놓기에도 좋습니다. 현재 제가 사용하는 책상의 경우, 프레임은 철제, 상판은 일반합판 위에 LPM 마감으로 맞춤 제작을 했습니다. 책상을 구매하실 때 일반적으로는 나라장터에서 찾으시는데 미술실용 책상으로는 마땅한 제품이 없진 않으셨나요? 저 또한 아무리 찾아도 마땅한 제품이 없어 과학실 실험용 책상까지 한참을 뒤적거렸습니다.
결국 맞춤으로 제작했더니, 공간과 잘 어울리는 색으로 분채 도장까지 가능했습니다! 여건이 가능하시다면 맞춤 가구 제작도 고려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아크릴 물감 때문에 개수대가 자주 막혀요. 해결책이 있을까요?
A 물감 찌꺼기가 굳어서 개수대를 막아 역류하는 일이 있으셨나요? 맞춤형 거름망을 깔아 보세요. 맞춤형 거름망을 만들어 2겹 정도 깔아 두면 물감 덩어리도 막아 주고, 청소도 간편합니다. 더러워진 개수대를 청소할 때 저는 철 수세미와 스테인리스 찌든 때 클리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맞춤형 거름망을 만들기 위한 검색 팁! - ‘낙엽 방지 거름망’, ‘낙엽 방지 플라스틱망 6mm’
Q 팔레트, 붓, 도예 도구 등 미술실 도구들을 책임감 없이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도구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A 저는 스티커 인쇄지를 이용해 각각의 도구마다 고유 번호를 붙여 놓습니다. 그리고 출석 번호에 맞추어 도구를 사용하게 한다면 정돈 및 관리가 더 간편해집니다. 물감의 경우에는 이동식 트롤리에 색별로 칸을 나누어 정리해 놓고 사용하면 필요한 색을 쉽게 찾을 수도 있습니다.

【PART 4】
공간이 바뀌자 달라진 것들
아이들에게서 새롭게 꾸민 미술실 공간에 대한 엄청난 반응을 기대했던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새로 단장한 공간에 조금은 감탄하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는 있었죠. 그런데 정작 아이들은 담담했어요. 고등학생 특유의 무심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 멋지네.” 같은 시니컬한 감상 한마디가 전부인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공간을 방문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공간도 공간이지만 전시된 학생 작품들의 수준이 높고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말씀들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내가 미술 시간에 아이들을 너무 다그쳤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돌이켜 보니 새롭게 바뀐 공간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책임감과 집중력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정돈된 분위기의 공간에서 뭔가 제대로 해내야 할 것 같은 무언의 압력을 느꼈던 걸지도 모르죠.
공간이 달라지자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이곳을 더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도 감사한 건, 아이들이 미술실을 단순한 ‘수업 공간’이 아닌, 자신들의 창작과 표현이 이뤄지는 ‘자기만의 공간’처럼 느끼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점심시간이면 아이들이 미술실의 휴게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미술실에 들어와 쉬었다 가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새롭게 바뀐 공간으로 인해 가장 크게 달라진 사람은 바로 접니다. 무엇보다 수업을 할 때 미술실 공간 전체를 다채롭게 활용하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내가 의도한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니 수업이 더 풍부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말 그대로 ‘수업할 맛’이 납니다. 더불어,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 과정을 통해 다른 미술 교사들과의 연결도 활발해졌어요. 제가 공간 혁신 사례를 ‘전미교(전국미술교과모임)’ 네이버 밴드에 공유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셨고, 심지어 제주도에서 단체로 미술실을 답사하러 오신 적도 있었답니다. 미술 교사 공동체에 실질적으로 소속감을 느끼게 된 건 처음이었어요. 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장소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PART 5】
누군가의 시작을 응원하며
We shape buildings, there after they shape us.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그 후에는 그 건축이 우리를 만든다.
–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이번 미술실 공간 재구조화는 저에게 단순한 공간 리모델링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조금은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이번 경험이 ‘나는 어떤 미술 수업을 하고 싶은가’, ‘학생들이 어떤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제 교육 철학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현해 낸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늘 많은 수고를 요구합니다. 설계부터 예산, 구매, 시공까지, 때로는 모든 결정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미술실이 바뀌면 미술 수업이 달라지고, 미술 수업이 달라지면 아이들의 태도와 감각도 서서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공립 학교에 재직 중이신 선생님들께서는 ‘몇 년 후면 떠날 학교에 이런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미술실을 바꿔야 하나.’라고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들이 쌓여 전국의 미술실이 점점 더 ‘수업할 맛 나는’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면, 언젠가 우리가 어디로 가든 새로운 미술실을 대하는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을 거라고요.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좋은 미술실’을 꿈꾸며 고군분투하고 계실 선생님들께 이 글이 작은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건과 환경은 모두 다르겠지만, 선생님들의 미술 수업을 담아낼 공간을 한 번쯤 상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이 시도가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줄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선생님들의 미술실 이야기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댓글목록
아트티처님의 댓글
와 미술실이 이렇게 멋지게 꾸며질 수 있다니~ 선생님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JOYART님의 댓글
정말 훌륭한 공간입니다!
공간재구조화 구상중인데 많은 도움을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누원고정주원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저는 누원고 미술실 재구조화 사업동안 선영샘과 함께 고군분투한 동료 미술교사입니다.
최근에 샘께 실물 단행본을 받아서, 이제 보고 댓글 남깁니다.
글을 보다보니 미술실 1,3층 모두 시작부터 끝까지 협의 및 선택과 결정 등을 함께 고민하고 공사를 진행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정말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순간들이었으나, 다행히 저희는 혼자가 아니었고, 교내 시설팀과 행정실 교직원분들께서도 적극적으로 조언과 도움을 주셔서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댓글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정보성 글인데 혹시 몰라서 바로잡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공사 시기 관련, 학생들이 학기중에는 기존 공간을 써야 해서 공사는 2024년 1~2월, 겨울방학동안 진행했었습니다!
(다른 샘들이 비슷한 사업 구상하실때 혼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남깁니다!)
선영샘의 결심으로 시작된 사업이 다 같이 고생한만큼 좋은 결과물을 내게 되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 전합니다.
미술 선생님들께 정성스레 적어주신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