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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이야기

미술실, 예술가의 작업실, 예술 작품 및 건축의 공간 등 미술 교사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공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학교 밖에서 시작된 두 번째 미술 시간, 아트살롱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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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6. 07.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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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리의 어느 골목 안쪽.

‘아트살롱 샘’이라는 이름의 소담한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이곳은 그림을 배우는 화실 같기도 하고, 여행자를 위한 살롱 같기도 하다. 무엇이 되었건 이곳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지트임에는 분명하다.

이 공간을 만든 이는 ‘전직’ 미술 교사인 이다정 선생님.

경기도에서 15년간 미술 교사로 근무한 그는, 부산으로 내려온 뒤, 학교 밖에서 또 다른 방식의 예술 교육을 이어 가고 있다.

부산에서 미술 교사로 살아가고 있는 강혜원 선생님과 함께, 예술적 감성과 영감을 샘물처럼 길어 올리는 공간, ‘아트살롱 샘’을 찾았다.

| 인터뷰 진행 강혜원(엄궁중학교 교사)

| 사진 김형국

| 에디터 황유진

학교, 미술 교사

 

'직'은 내려놓고,

'업'을 이어 가고 싶었어요.


강혜원 공간에 들어오자마자 깜짝 놀랐어요. 미술 작업실 같기도 하고, 여행지의 작은 살롱 같기도 하고요.


이다정 처음 오시는 분들이 다 비슷하게 말씀하세요. 미용실이냐고 물어보시는 어르신들도 계시고요. (웃음)


강혜원 부산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좀 신기해요. 저는 친구를 통해 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들었거든요.


이다정 저는 고향이 부산이 아니다 보니까, 오히려 부산의 골목이나 바다 같은 풍경들이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여행지 같은 감각을 가진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강혜원 이곳 ‘아트살롱 샘’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궁금하지만, 그 이전에 미술 교사로 살아오신 선생님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싶어요. 사실 저도 SNS를 통해 선생님 소식을 꾸준히 접해 왔거든요.


이다정 SNS로 저를 알고 계셨군요. 음, 그럼 어디까지 알고 계실까요? (웃음) 저는 원래 경기도에서 미술 교사로 근무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남편이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게 됐어요. 그래서 이곳으로 오기 위해 타 시도 교환을 오래 기다렸죠. 그 과정에서 휴직 기간도 길어졌고요. 그렇게 부산에 오게 된 뒤 1년 동안 중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근무했어요. 그리고 학교를 나온 지는 이제 2년 정도 됐습니다.

강혜원 어렵게 부산의 학교로 옮기셨는데, 학교를 나오겠다고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이다정 저는 미술 교육을 정말 좋아해요.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고요. 다만 부산에 와서는 제가 하고 싶은 미술 수업을 펼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근무했던 학교는 과밀 학교였고 수업보다는 생활 지도나 학교 운영이 우선시되는 환경이었거든요.

저는 원래 학생 한 명 한 명과 관계를 맺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업을 좋아했어요. 경기도 혁신학교에 있을 때는 그런 수업이 가능했거든요. 학생 수가 많지 않아서 아이들과 천천히 관계를 맺으며 설치 미술이나 퍼포먼스 같은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었죠.

그런데 과밀한 환경에서는 그런 수업을 이어 가기 쉽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현실과 타협해서 편한 수업만 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내가 지향하는 미술 수업을 구현하며 교육 활동을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죠.


강혜원 부산이 경기도와 다르게 느껴지셨던 걸까요? 저는 줄곧 부산에만 있어서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다정 부산 전체가 그렇다기보다는, 제가 놓인 상황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타 시도 교환으로 오다 보니 선생님들이 선호하는 학교에 발령받기가 어려웠죠. 이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고민도 깊어졌던 거고요.

물론 학교에 계속 남을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수업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 교과 전문성을 발휘하는 교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버티는 교사로 살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원하는 미술 교육을 계속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직’은 내려놓더라도 ‘업’은 이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었죠.


강혜원 요즘은 비교적 겸직도 자유로워졌는데요, 의원 면직까지 하신 이유가 궁금해지긴 합니다.


이다정 사실 교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정말 많이 해 봤어요. 2년 차 때부터 EBS 강의도 했고, 교과서와 책도 쓰고, 원격 연수나 대면 연수도 했어요.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해 왔죠.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는 아직 해 보고 싶은 일들이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또 휴직 기간이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었어요.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예술 분야의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 사이에 1년 동안 미국에 머물기도 했어요. 학교 안에만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더 넓은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죠.

무엇보다 휴직은 쉼표 같은 시간이었어요. 학교에 있을 때는 한 해 한 해 정말 경주마처럼 달렸거든요. 그런데 잠시 멈추는 시간이 생기니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걸까’, ‘예술을 매개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데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휴직이라는 여백의 시간이 저를 움직이게 한 거죠.


강혜원 선생님께서 학교를 떠난 건, 단순히 일을 그만두는 것과는 다른 의미였던 거군요.


이다정 네, 맞아요. 저는 교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미술 교육을 다른 방식으로 계속해 보고 싶었던 거죠. 학교 안에서 품었던 고민을 끝낸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고민들을 다른 형태, 다른 방식으로 이어 가고 싶었죠. 그래서 “교사 탈출이다!” 같은 마음은 전혀 아니었어요. 오히려 학교를 나오면서 마음이 무척 아팠죠. 다만 학교라는 울타리 밖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트살롱 샘

 

 


 



'아트살롱 샘'은 미적 경험을

매개하는 공간이에요.

강혜원 학교 밖에서의 미술 교육을 고민하시다가, 결국 ‘아트살롱 샘’이라는 공간까지 만들게 되신 거군요. 처음부터 이런 공간을 구상하고 계셨던 건가요?


이다정 어쩌다 연고 없는 부산에서 살게 되었는데요, 경기도 교사로 정년까지 이어 갈 줄 알았던 교직 생활에서 경로 이탈을 하게 된 거죠. 부산에 와서 예술을 조금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곳 바다 앞 광안리에 예술 공간을 만들게 되었어요.

물론 구체적으로 공간을 만들 생각을 하고 학교를 나온 건 아니었어요. 다만 수업을 하면서 쌓아 온 것들이 언젠가는 저만의 자산이 될 거라는 생각은 늘 했어요. 고등학교 미술사 수업 자료도 한 번 쓰고 버리는 자료가 아니라, 계속 다듬고 발전시켜 갈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하며 차곡차곡 모아 두었고요. 그래서 학교를 나온 첫해에는 그동안 쌓아 온 콘텐츠로 대중 강의와 아트 워크 같은 활동을 했어요.

그러다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려면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학교를 나온 지 2년째 되던 해에 ‘아트살롱 샘’을 만들게 됐죠.


강혜원 대로에서 ‘아트살롱 샘’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오니 갑자기 다른 세상을 만난 것 같아요.


이다정 광안리 골목엔 자기만의 무언가를 구현해 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아요. 자기 색깔을 지닌 다양한 공방, 카페, 음식점들이 있죠. 과거의 옛스러움과 새로운 시도들이 공존하는 골목 느낌이 좋았습니다.

강혜원 ‘아트살롱 샘’이라는 이름이 아주 인상적이에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이다정 저는 사람들이 예술을 좀 더 편안하게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미술이라고 하면 너무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잖아요. 예전의 살롱 문화처럼 예술을 매개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살롱’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어요.

뒤에 붙은 ‘샘’에는 여러 의미가 있어요. 오랫동안 ‘샘(선생님)’으로 살아온 저의 정체성이 담겨 있기도 하고, 예술적 전복을 상징하는 뒤샹의 〈샘〉을 뜻하기도 합니다. 재현 중심의 미술에서 확장된 현대 미술까지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죠.

또 다른 의미는 영감이 ‘샘’솟는 공간입니다. ‘광안리’는 넓고 평안한 마을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이곳에 머무는 동안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내면에 숨어 있던 예술적 감성과 영감을 샘물처럼 길어 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는 광안리의 바다처럼 조금 더 넓고 평안한 마음을 안고 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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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살롱이 무척이나 이국적이고 멋스러워요. 공간 곳곳에서 선생님의 취향과 감각이 느껴지고요.


이다정 이곳은 네덜란드 여행 중 방문했던 렘브란트 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아 꾸민 공간이에요. 좁은 나무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렘브란트가 제자 몇 명을 가르쳤던 공간이 나오는데, 그곳의 분위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렘브란트가 수집해 놓은 물건들도 좋았고, 무엇보다 나무의 감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살롱의 주조색은 프랑수아 부셰의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 속 드레스 색에서 가져왔습니다. 퐁파두르 부인은 프랑스 살롱 문화를 이끌었던 인물이어서 상징적인 의미도 있었죠. 명도와 채도를 적절히 조절해 구현한 녹색인데 마음에 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원래 이 공간은 방과 주방이 딸린 사무실이었어요. 이곳에 아치와 계단, 창을 새로 만들고 빈티지 타일과 에폭시로 바닥을 마감해 지금의 모습으로 바꾸었어요. 유럽 미장, 페인트 작업도 직접 했고요. 우리는 미술 전공자니까요. (웃음)

공사를 마친 뒤에는 살롱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빈티지 숍과 당근마켓을 오가며 가구와 소품을 하나하나 골랐어요. 플랜테리어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고요.


강혜원 이곳에서는 그림 수업만 이루어지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다정 이곳은 단순히 그림 기술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에요. 예술 전반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예술을 매개로 사람들이 만나고 대화하는 소통의 공간이에요. 미술 원데이 클래스는 물론 미술사 강의, 예술 책 모임, 감각을 확장하는 워크숍 같은 것들을 함께 열고 있어요. 아트 토크나 미술 감상 모임의 장소로도 운영하고 있고요.

소규모 모임이나 드라마, 광고, 영화 촬영을 위한 공간 대여도 하고 있는데요, 부산광역시교육청 광고를 이곳에서 찍었어요. 이곳에서의 촬영 콘셉트는 모두 비슷해요. 대개 소원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등장하거든요. 살롱이 진짜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만약 수익만을 생각했다면 미술 학원과 같은 형태의 공간을 선택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예술을 자기 삶과 연결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강혜원 그래서인지 공간 분위기가 조금 특별해요. 어떤 분들이 주로 찾아오시나요?


이다정 재미있는 게, 이곳에는 약간 학교의 경계 밖에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느낌이 있어요. (웃음) 혼자 부산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들르는 분도 있고, 학교를 잠시 쉬고 있는 교사분도 있고요. 아파서 학교를 잠시 쉬고 있는 초등학생 친구, 발달 장애를 안고 있는 친구들도 이곳을 찾은 적이 있어요. 다양한 분들이 각자의 속도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강혜원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떤 걸까요?

이다정 저는 ‘미적 경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실 지금 대학원 논문에서도 계속 붙들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예술을 지식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꼭 어려운 이론이나 설명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 삶 속에서 예술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가르치는 사람’이라기보다 ‘미적 경험을 매개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강혜원 ‘미적 경험을 매개한다’는 표현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이다정 예술은 결국 사람을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잠시 멈춰 서서 자기 감각을 들여다보게 하고, 자기 안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만드는 힘이죠. 저는 바로 그런 경험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결국, 미술 교육

 

 







미술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강혜원 학교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계시지만, 여전히 미술 교육 안에 계신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다정 네, 저는 미술 수업을 정말 사랑하고, 교사로 살아온 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지금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가장 편하고요. 조금 더 다양한 방식의 예술 교육을 시도해 보고 싶어서 교사라는 직은 내려놓았지만, 학교 안과 밖의 경계를 오가며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교직에 있을 때부터 원격 연수와 강의, 집필 활동을 꾸준히 해 왔는데요. 지금도 교사 연수 강사로 전국의 선생님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교육과 예술’, ‘수업 코칭’과 관련된 강의를 진행하고 있고요.

일반 대중과의 만남도 이어 가고 있어요. 구청이나 기관과 연계해서 어르신부터 보육 교사, 청년, 유치원생, 특수 학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미술 수업을 하고 있어요.

아트 토크, 모더레이터, 예술 교육 관련 자문, 콘텐츠 제작도 하고 있고, 박물관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할 예정인데요, 예술 교육과 관련된 일이라면 경중을 따지지 않고 언제나 설레는 마음으로 함께합니다.


강혜원 학교 안에서의 수업과 지금의 활동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이다정 학교에서는 수업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까지 함께 끌고 가야 하잖아요. 선생님도 잘 아시겠지만 그게 교사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학교 밖에서는 본인이 원해서 찾아온 사람들을 만납니다. 훨씬 깊이 있는 만남이 가능하죠. 한 사람 한 사람을 천천히 바라보게 되고요. 생활 지도나 수업 통제에 에너지를 쓰지 않다 보니, 오롯이 미술을 통해 사람을 만난다는 느낌이 들어요.

강혜원 그래도 학교라는 공간만이 가지는 ‘힘’도 있는 것 같아요.

이다정 그럼요. 학교는 정말 특별한 공간이에요. 그 나이대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은 학교밖에 없으니까요.

그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역동성과 에너지도 있고요. 저도 여전히 학교를 좋아합니다. 좋은 선생님들과의 인연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요. 그래서 학교를 떠났지만, 학교와의 연결까지 끊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강혜원 선생님께서는 미술 수업에서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이다정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기 안의 것을 꺼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결과물을 잘 만드는 것보다요. 미술 수업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기보다, 스스로를 발견해 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면 당연히 실패할 수도 있어요. 생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표현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그런 시행착오 자체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실패하지 않기 위해 익숙한 방식만 반복하는 것보다,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고 도전해 보는 일이 훨씬 가치 있다고 느끼거든요.


강혜원 선생님 수업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물음표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다정 저는 미술이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중세 미술을 설명할 때도 단순히 양식을 외우게 하기보다, “왜 사람들은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야 했을까?”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해요. 선사 시대 미술을 이야기할 때도 “왜 인간은 점점 도식적으로 그리게 되었을까?”와 같은 질문을 함께 고민해 보고요. 저는 학생들이 그런 질문들을 작품 속에만 두지 않고, 자기 삶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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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앞으로의 미술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요?

이다정 요즘은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 과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 시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을 얼마나 빨리 해냈는지, 어떤 성과를 만들었는지가 중요하게 여겨지죠.

그런데 예술은 조금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잠시 멈춰 서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마주하게 하거든요.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만드는 힘도 가지고 있죠.

그래서 미술 교육도 단순히 기술을 익히거나 결과물을 만드는 데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미술 교육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알 수 없지만, 학생들이 자기 삶을 표현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어요.


강혜원 마지막으로, 이다정 선생님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미술 선생님들께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다정 사실 학교 밖으로 나와 새로운 방식의 삶을 선택한다는 건 불안한 일이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게 어쩌면 예술적인 삶 아닐까 싶어요. (웃음)

가끔 보면, 미술 선생님들이 자신만의 예술적 경험이나 창작 활동을 뒤로 미뤄 둔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늘 가르치는 사람으로 일상을 살아가니까요. 

그런데 가끔은 미술 교사가 아니라 미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예술 그 자체를 경험하는 시간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림이든, 글이든, 사진이든 어떤 방식이든 자기표현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지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열정을 잃지 않되, 자기 자신을 잘 지키시면서요. 오래도록 미술을 사랑하고 미술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아트살롱 샘, 이렇게 만날 수 있습니다


전국의 미술 선생님들,

부산에 오실 일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방문해 주세요.

광안리 바다를 산책하다 잠시 들러도 좋고, 예술을 조금 더 깊이

경험하고 싶을 때 찾아와도 좋습니다. 아트살롱 샘에서는 ‘맞춤형

원데이 클래스’, ‘예술 책 모임’, ‘퇴근 후 미술’, ‘아트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예약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공간 대여 및 강연은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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